스크린 6                                                   

장서영


인피니티 풀 Infinity Pool | 2020 | 8’
Courtesy of the artist



작품
소개
〈인피니티 풀〉(2020)은 냄새도, 맛도, 질감도 소거된 바다의 모사물이다. 이는 물리적 접촉이 점차 사라지고 촉각적 경험이 시각적 경험으로 대체되는 동시대적 징후를 투영한다. 작품 속 사이렌은 관람자를 파멸로 이끄는 대신, 매끄러운 표면 위를 끝없이 표류하도록 유혹한다. 특정 값에 도달하지 못한 채 그 값으로 수렴하기만 하는 무한수열처럼, 관람자는 대상과 만나거나 그것을 붙잡는 대신 오직 무한히 ‘가까워지는’ 상태에만 머문다. 인피니티 풀의 액체는 폐로 흘러 들어가지 않고, 피부를 적시지 않으며, 신체 안으로 스며들지도 않는다. 그러나 세계가 침투하는 방식은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다. 안전하고 무해하게 설계된 듯한 이 환경은 이미 누군가의 몸과 삶을 잠식하고 있는 현실을 은폐한다. 작품은 지극히 친밀한 관계를 약속하면서도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 ‘접촉’의 역설을 조용히 응시하며, 감각과 위험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분배되고 차단되는지를 되묻는다.  


작가 소개
장서영은 영상 설치를 주요 매체로 신체와 시간의 관계를 탐색해 왔다. 인간 유기체가 체감하는 자연적 시간성과 기술적·사회적으로 구성된 인공적 시간성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그는 신체와 시간이 서로를 되먹이는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의 지형을 형상화한다. 말장난과 모순, 은유를 경유하는 그의 실천은 가상과 물리, 몸의 안과 밖, 삶과 죽음 사이의 경계를 느슨하게 허물며 평범한 일상의 표면 아래 침잠해 있던 낯선 감각을 가시화한다. 그는 스페이스 애프터(2025), 신도문화공간(2022), 아마도 예술공간(2021), 두산갤러리(2019)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으며, 백남준아트센터, 경기도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의 기획전에 참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