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9                             

전보경


윙윙 Wing Wing | 2023 | 14’44”
Courtesy the Artist



작품
소개
이 작품은 전 세계적인 벌 개체 수 감소라는 생태적 위기 속에서 핀란드의 대학교가 개발한 인공 벌 ‘요정(fairy)’의 생체모방적 논리에서 출발한다. 이 작품은 벌의 비행 패턴과 민들레 씨앗의 확산 메커니즘을 결합한 기술적 장치를 퍼포먼스의 움직임으로 신체화하며, 사라져가는 비인간 생명을 기술적 대체물로 보완하려는 오늘날의 경향을 고찰한다. 퍼포머는 벌, 민들레 씨앗, 바람의 속성을 몸 안에 통합하여 정밀함과 표류, 의도와 내맡김, 움직임과 정지 사이를 오가는 신체 언어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작업은 살아 있는 것과 무생물적인 것,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이 환경과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외부의 힘에 적응하는지를 실험한다. 영상과 퍼포먼스를 통해 구현된 이 기록은 기술적 혁신과 자연의 원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신체가 기술-생태적 신호를 번역하는 통로가 되는 과정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영상은 2026 EMAP의 마지막 챕터인 “다시, 바다로”에서 퍼포머의 움직임을 통해 사람과 자연, 기술이 서로 연결되어 함께 살아가는 순환의 과정을 보여준다.


작가 소개
전보경은 영상, 사운드, 퍼포먼스, 설치를 매개로 인간의 신체가 기술, 환경, 비인간 존재들과 얽히며 세계를 지각하고 변화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2016년부터 숙련 노동자와 장인들의 몸에 축적된 움직임과 구술 지식을 수집하여 이를 책, 영상, 공간 설치로 재구성해온 그는, 노동과 예술의 관계 및 살아 있는 움직임에 내재한 감각적 가치에 대해 질문해왔다. 최근에는 탐구의 영역을 생태적·기술적 관계로 확장하여, 기계의 신호나 데이터, 환경적 힘이 신체를 통해 어떻게 번역될 수 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그의 작업에서 신체는 단순한 표현의 도구를 넘어, 호흡과 떨림, 균형의 리듬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 세계를 매개하는 ‘관계적이고 다공적인 인터페이스’로 작동하며 새로운 감각의 문법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