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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 부허


바디쉘 (캘리포니아 베니스 비치에서) Bodyshells (at Venice Beach CA) | 1972 | 2’33”
Courtesy of The Estate of Heidi Bucher


1972년, 베니스 비치 위를 네 개의 대형 폼 조각이 미끄러지듯 가로지르며 회전하고 형태를 바꾼다 자개를 연상케 하는 은빛 표면이 빛을 받아 반짝인다. <바디쉘(Bodyshells>을 통해 부허는 독립적인 예술 실천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결정적 작업을 시작했다. 바디쉘은 착용 가능한 형태로 구상되었으며, 연약한 피부처럼 기능한다. 안정성보다 변형을 우선시하고, 취약성, 움직임, 변화를 전면에 놓는다. 부허는 조각을 착용되고 활성화되는 대상으로 재정의함으로써, 매체에 대한 정적인 관습에 도전하는 실험적 접근을 제시한다. 신체와 조각 사이의 수행적 관계는 미묘한 방식의 페미니즘적 해방을 암시한다. 바디쉘을 입고, 그 안에서 움직이며, 결국 벗어내는 과정을 통해, 신체는 고양된 인식과 주체성이 발현되는 장이 된다. 친밀하면서도 이질적인 바디쉘은 신체에 밀착되지만, 벗겨지는 순간 텅 빈 흔적만 남긴다. 이를 기록한 아카이브 영상은 조각이 이동하고 반응하는 존재로 전환되는 유토피아적 가능성의 순간을 포착하며, 고정된 정체성으로부터 해방된 또 ‘두 번째 피부’ 같은 상태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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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 부허(1926-1993)는 스위스 작가로,라텍스를 선구적으로 활용해 건축 공간과 일상적 사물을 연약하고 막과도 같은 ‘피부(skins)’로 전환한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작가는 부허는 1970년대에 건축을 ‘스키닝(skinning)’하는 독자적인 작업 방법 확립다. 표면에 라텍스를 도포한 뒤 이를 조심스럽게 제거해 반투명한 인상을 남김으로써, 살아온 공간의 물리적 흔적과 심리적 전환을 포착했다. 그녀의 작업은 기억, 변형, 그리고 신체와 환경 사이의 친밀한 관계를 탐구한다. 부허의 작업은 뉴욕 현대미술관(MoMA),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구겐하임 미술관, 파리 퐁피두 센터,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쿤스트하우스 취리히, 쿤스트무제움 바젤 등 주요 미술관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