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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민 하에리자데, 로크니 하에리자데, 헤삼 라흐마니안
바다에서 여명까지 From Sea to Dawn | 2016–17 | 6’26”
Courtesy of the artists and Han Nefkens Foundation
Courtesy of the artists and Han Nefkens Foundation
작품 소개
〈바다에서 여명까지〉(2016–2017)에서 하에리자데와 라흐마니안은 스스로 '유동적 회화’라 부르는 방법론을 전개한다. 미디어를 통해 유통되는 이미지에서 가져온 스틸 사진을 A4 종이에 출력한 뒤, 이를 반복적해서 덧칠하고 지우며 다시 손보는 과정을 거쳐 무빙 이미지로 재조합하는 방식이다. 작가들은 이미지를 보존하기보다 끊임없는 변형에 노출시킴으로써 이미지의 안정성을 해체하고 재현으로서의 권위를 무너뜨린다. 작품은 서아시아와 북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이주의 이미지를 끌어오지만, 이를 특정한 서사로 고정하지 않는다. 대신 인물들은 식별 가능성의 경계를 끊임없이 넘나들고, 얼굴은 가려지거나 어긋나며 이미지는 인식에 저항한다. 이러한 접근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소외 효과’를 환기한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관람자를 이미지로부터 멀어지게 하려는 장치가 아니라, 이미지가 읽히고 의미화되는 조건 자체를 중단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개입이다. 반복과 재구성을 통해 작업은 유통되는 이미지의 불안정성을 전면에 드러낸다. 의미는 고정되지 않은 채 끊임없이 침식되고 이탈하며 다시 형성된다. 결과물은 위기에 대한 다큐멘터리적 기록이라기보다, 축적과 간섭, 변형의 과정 속에서 압력을 받는 이미지 그 자체다.
작가 소개
라민 하에리자데, 로크니 하에리자데, 헤삼 라흐마니안은 아부다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콜렉티브다. 2009년부터 공동 생활과 공동 작업을 하나의 ‘프로젝트’로 삼아 지속해 오고 있다. 이들은 창작 과정을 하나의 퍼포먼스로 이해하며, 협업을 예술과 정치, 일상을 가로지르는 집단적 방법론으로 전개한다. 이들의 집은 작업실이자 영화 세트장, 극장, 미술관, 그리고 연구 공간으로 기능하며, 미학의 형성과 전복, 진지함과 유머, 관대함과 기이함이 공존하는 유동적 생태계를 이룬다. 이들의 작업은 서울시립미술관, 프랑크푸르트 쉬른 쿤스트할레,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 취리히 쿤스트할레, 보스턴 현대미술관, 토리노 OGR 등 세계적인 기관에서 소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