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II: 흐르는 영토


스크린 3                                                     

윤소린


어디를 보고 있는지 Guess where you’re looking | 2025 | 7’15”
Courtesy the Artist


작품
소개
〈어디를 보고 있는지〉(2025)는 호숫가에 앉은 두 친구가 서로의 시선을 짐작하는 놀이에서 출발한다. J가 자신이 바라보는 풍경을 핀으로 S의 피부 위에 그려 나가면, 예민한 피부는 그 자극에 반응하며 시간이 지난 뒤 천천히 자국을 드러낸다. 이 작품은 풍경이 피부 위에 옮겨지는 순간과 그 흔적이 나타나는 시간차를 통해, 직접적인 행위가 사라진 뒤에도 몸 위에 남는 관계와 기억, 감정의 층위를 보여준다. 여기서 피부는 단순한 신체의 경계를 넘어 감각과 접촉, 친밀함과 불안이 드러나는 표면이 되며, 풍경 역시 먼 배경이 아니라 몸 위에 닿고 새겨지는 이미지로 바뀐다. 핀이 피부를 자극하는 친밀하면서도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작품은 피부와 풍경, 자연과 국가, 문신과 놀이 같은 서로 다른 층위를 겹쳐 보이게 한다. 물이 지표를 따라 흐르며 경계와 표면을 재생성하듯이, 작품은 피부 위에 관계의 흔적이 스쳐 지나가고 머무는 과정을 통해 몸을 하나의 감각적 장소로 드러낸다.


작가 소개
윤소린은 설치, 영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그 안에 내재한 긴장을 살펴본다. 그의 작업은 취약함을 단순히 약한 상태로 보지 않고, 우리가 타인과 관계 맺고 감각하는 방식과 연결된 조건으로 바라본다. 특히 피부와 표면, 몸과 풍경, 친밀함과 불안처럼 서로 맞닿아 있으면서도 쉽게 설명되지 않는 감각에 주목하며, 몸에 남는 흔적이 관계와 감정을 어떻게 드러내는지 탐구해왔다. 윤소린은 요즘미술(2025), 온수공간(2023), 탈영역우정국(2021)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스코히건 회화 조각 학교, 프로젝토 에이스, 버몬트 스튜디오 센터, 홈세션 바르셀로나, 수원아트스튜디오 푸른지대창작샘터 등의 국내외 레지던시에 참여했다. 또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다원예술창작지원과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등에 선정되었고, 대전시립미술관, 서울대학교미술관, 서울독립영화제, 네마프 등에서 작품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