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9
Eunchae Moon        문은채



The Flightless Moth, 2022, 4 min
ⓒ Courtesy of the artist


Eunchae Moon's animation depicts a heterogeneous situation that takes place in a short period of 3-4 seconds, bringing attention to daily life around us once again. The Flightless Moth is an animation showing a moth whose wings are injured and cannot fly. The desperate situation of the moth is further emphasized through the fast-moving wings. Through this, we can easily empathize with the non-human gestures that were passing by. The Lightning Scene describes the extreme change in brightness that occurred in the short moment of lightning. The character's behavior, which can only be captured at the moment the screen is bright, makes it possible to recognize the change in brightness more intensely. The Traffic Light at the Crossroad shows several traffic lights at the intersection changing at the same time. The appearance of traffic lights that continue to operate even though no one is using it shows the presence of things around us without words. A Night Game shows a baby trying to hold a tablecloth over the glass. Flowers embroidered on the tablecloth and the baby's passionate and meaningless gesture to reach it symbolically show a vain desire for what cannot be had.

문은채의 애니메이션은 3-4초의 짧은 순간 일어나는 이질적 상황을 묘사함으로써 우리 주위의 일상을 다시 한번 주목해보게끔 한다. <날지 못하는 나방>은 날개가 다쳐 날아오르지 못하는 나방의 모습을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빠르게 움직이는 날개짓을 통해 나방의 절망적인 상황은 더욱 강조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쉽게 지나치던 비인간의 몸짓에 감정을 이입할 수 있다. <번개치는 풍경>은 번개가 내리찍는 짧은 순간 일어난 극단적인 밝기의 변화를 묘사한다. 화면이 밝아진 순간에만 포착할 수 있는 인물의 행동은 밝기의 변화를 더욱 강렬하게 인식할 수 있게 한다. <교차로의 신호등>은 사거리에 있는 여러 대의 신호등이 동시에 변화하는 모습이다. 이용하는 사람이 없는데도 계속해서 작동하고 있는 신호등의 모습은 말없이 우리 주위에 있던 사물들의 존재감을 보여준다. <밤놀이>속 놀이기구의 철로 위에는 어떠한 기구도 존재하지 않지만 아이들은 철로 위를 그저 돌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것을 이용하고 있다. 가짜로 만들어진 바다, 가짜로 만들어진 야자수, 그리고 그것을 진짜 숲 속에서 관망하는 한 아이의 존재는 아이러닉한 상황을 불러 일으킨다.